조현병 완치 후기, 완치라는 개념이 있기는 있는 것인가?
조현병 걸렸다가 완치된 남자의 후기입니다. 정말 무서운 병이죠 조현병 주변 사람들을 전부 미쳐버리게 만드는 병이라
약물 치료가 기본중의 기본인데 치료약이 호르몬을 건드려서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사실 완치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당뇨나 혈압 한 번 잘못되면 평생 관리하고 약 먹는 것과 비슷합니다. 약 먹는 동안은 괜찮아졌다가 끊고 시간 지나면 동일하게 다른 형태로 다시 나빠지는 경우
조현병에 걸렸다가 완치된 남자의 이야기
조현병에 대해 내가 격은 경험담을 써서 조현병에 대한 오해와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1. 조현병은 피해망상을 보인다.
나는 26살쯤에 갑자기 조현병 증세가 쌔졌는데 지금 돌이켜 보면 그전부터 전조증상이 있긴 했음.
조현병도 증세가 여러개로 나뉘는데 내 경험으로는 피해망상이 급격히 증가함.
이유도 사소한 것들 이었음
전화하다가 상대가 갑자기 전화를 끊는 거라든지, 대화 중의 대화 상대의 표정이 별로라던지 등등
시덥지 않은 이유로 상대가 나를 싫어한다는 생각이 자꾸 들기 시작함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전부 개인의 착각일 뿐인 것.
이런 피해망상이 점차 1년에 걸쳐 나를 싫어한다는 망상이 주변인부터 시작함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 마저 날 싫어한다는 망상에 사로 잡히면서 점점 더 피해망상이 확장되고 깊어짐.
2. 환청을 듣기 시작함
환청이 들리지만 들리는 환청이 환청인지 인지를 하지 못함
피해망상이 커지면서 환청으로 성장하는 듯 함
대화하다가 잠깐 정적일 때가 있을 때 그때 상대가 내 험담을 속삭이게 들림.
나는 표정관리 하고 처음엔 잘못 들었나 싶다가 계속 반복되다 보니 현실로 인지함.
그 환청도 확장되고 깊어짐. 결국 지나가는 사람이 속삭이듯이 욕하고 지나가는 수준까지 발전됨 이것이 무한 반복됨
결국 난 직장을 더 이상 다닐 수 없게 됨
3. 인간관계가 사라지면 환청이 줄어듦
피해망상은 계속되고 세상은 날 욕한다는 생각에 빠져들게 됨 그 때문에 우울감에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히키코모리처럼 방에서만 갇혀서 지내게 됨. 게임에 빠지고 인간관계를 단절하면서 환청이 사라짐. 하지만 피해망상은 계속 진행형
게임에서 만나는 누군가가 내 지인이 아닐까 하는 망상에 사로잡힘
직장도 그만두고 게임만 하는 나를 욕하는 건 아닐까 하는 망상에 사로잡힘. 하지만 직접적인 접촉이 없는 한 환청은 없음.
담배라도 사러 마트에 갈 때도 사람들의 인적이 드문 저녁에만 나가게 되고, 마트의 아줌마가 속삭이는 환청이 들림.
욕은 아닌 듯한데 중얼거리는 것 같은 소리가 들림. 그나마 조금 완화된 듯.
4. 인간관계가 시작되면 다시 병세가 발전된다
1년 6개월 정도 방 속에서 만 지내다가 도저히 이렇게 살아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고 정면 돌파를 결심하게 됨.
직장 생활하며 모은 돈을 많이 까먹은 다음임.
자가용이 한대 있었는데 회사 그만두기 전 사로로 폐차를 해서 중고차를 먼저 한대 사고 다시 직장생활을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체력도 기를 겸 택배 상하차 알바를 하기로 함. 이유는 원래 하던 게 파견을 많이 다니던 업종이라 차가 필요 없음.
일을 시작하자마자 환청이 다시 시작됨. 같이 옆에서 일하는 사람이 나에게 욕하고 있는 게 들리는 지경에 도달함.
그렇게 병세가 조금씩 발전하고 들리는 환청을 점점 믿어가는 식으로 피해망상을 현실로 인지하게 되고 또한 뇌는 호르몬 불균형으로 그것들이 현실이라 믿는 지경이 됨.
조현병이라도 바보는 아니기에 주변 상황을 인지하기 때문에 지금 돌이키면 말도 안 되지만 욕하는 환청을 현실로 인지함.
5. 폭력적으로 변함
거의 3년 가까이 욕만 들리고 그러다 보니 병이 폭력으로 발전하는 건지는 모르겠음.
드디어 폭행을 시작함. 업무시간에 같이 상하차 하던 나보다 몇 살 많아 보이는 사람이었음.
자꾸 그 사람이 욕하는 환청을 들은 나는 그 사람에게 시비를 걸었음. 그리고 그 사람도 큰소리를 나에게 하자 뒤로 끌고 가 싸대기를 한 6대 정도 날리고 협박함. 이게 폭력의 시작이었음.
상하차 일을 하면서 핸드폰을 다시 개통해놔서 후배에게 연락이 왔음.
어떻게 된 거냐 뭐 하고 지냈느냐.. 등등 아주 평범한 대화였음. 그리고 나는 그를 불러냈고 일방적으로 폭행함.
그렇게 연락이 오거나 날 욕하다는 망상하는 상대를 무조건 폭행했음......
그렇게 5명쯤 폭행하려 할 때 경찰에 잡혀갔고 다행히 그때 폭행이 성립되지 않아 별 탈 없이 끝남.
6. 완전히 미치다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나의 병세는 물리적으로 들리지 못하는 고시 사람들이 얘기하는 걸 듣는다는 환청 망상에 빠졌음.
드디어 집에서 윗집 사람들의 말을 듣는 지경에 도달함. 이때는 정상적인 사고방식이 불가능한 상태였음.
윗집사람들이 아버지의 사주를 받고 나를 감시하기 위해 감시카메라를 설치해 나를 감시하고 있다는 망상에 도달함.
여기까지 병이 발전한 건 상하차 알바를 시작한 지 2개월쯤 됐을 때였음. 2개월 사이에 완전히 미친 거지.....
결국 나는 집 천장에 달린 연기감지기를 뜯어내고 부수고 안을 확인하려고 함.
윗집에서 집을 침입하려 한다는 망상에 쌓여 식칼을 침대 밑에 두는 등 더 위험한 행동을 하기 시작함.
이런 상황을 목도한 나의 부모님이 심각성을 인지하고 드디어 정신과 상담을 하러 가게 됨.
7. 의외로 빠른 회복
정신과 상담 후 의외로 빠른 회복을 했으나 깊은 후유증이 생김.
시청에 복지과에서 간단한 상담을 하고 시에서 추천하는 정신과로 가서 100문항쯤 되는 설문지를 받아 집에서 작성한 다음다음날 체출하자 내 병이 드디어 밝혀짐
조현병
병세가 심각했는지 병원의 진단서와 병실에 지원하자 1주일 정도 안돼서 국립정신건강센터에 입원이 가능하게 됨.
그리고 정신병원 생활이 시작됨. 첫날 약을 먹고 환청이 사라졌고, 병동 내 사람들과 놀았음. 둘째 날 약을 먹고 주변 사람들의 이상한 점이 눈에 띔, 셋째 날 약을 먹고 방바닥을 보고 서성이는 옆침대 한 살 위 형이 굉장히 이상하게 보임.
넷째 날 약을 먹고 저녁에 공중전화기에 돈 0 원으로 떠 있고 카드 꼽는 곳도 없는데 전화를 계속하고 있는 여자애를 보게 됨.
두려움의 시작.
일주일 만에 나는 정신을 차리고 병동내 이상 환자들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퇴원을 요청함.
하지만 한 달 정도 경과를 봐야 된다고 했고, 한 달 만에 퇴원을 하게 됨
정상적으로 판단할 수 있었음.
의사 선생님이 운이 좋은 케이스라 말함. 약이 굉장히 잘 맞았고, 회복도 빨랐고...
원래 조현병을 겪으면 IQ 같은 지능이 감소하게 되는데 IQ도 높아서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함.
이야기를 들어보니 조현병이 뇌호르몬 불균형으로 오고 거기에 복합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발전된다고 함.
병동에서 만난 다른 조현병 환자들과 이야기했던걸 회상하면 40대가 돼서도 내년에 고려대 간다는 아저씨, 나보다 한 살 어린 일 년마다 병세가 나와서 병동에 온다는 계절성 조현병 여자애, 혼잣말하며 복도를 계속 걷던 20대 초반의 남자애 등등
이 사람들에 비하면 난 정말 빨리 병세를 회복한 것이었음.
그러나 후유증이 남았음.
그건 3년이라는 기간 동안 망상을 통해 들었던 욕과 험담 등 난 거의 3년간 왕따를 그것도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왕따를 당했던 거라 인간관계를 두려워하고 소극적으로 됨
퇴원하고 얼마 안 지나 마침 전에 다니던 직장 상사에게 취업제안이 와서 같은 분야로 재취업했지만 환청은 없어도 피해망상이 아직 남아 굉장히 고통스러웠고...
1년 다니고 퇴직금 받으며 그만두게 되었어.
약 1년간 알바를 하며 부모님과 여행 다니고 개인적인 요양을 함 하지만 망상으로 인한 거지만 그 상처가 큼.....
결론
조현병은 뇌의 호르몬 불균형으로 오고 완치가 가능하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난 아직도 후유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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